“생명력 넘치는 교회”

조금 오래된 통계이지만, 약 10여년전 통계에 보면, 북미주에는 3243개의 ‘확인된’ 한인교회가 있고, 3171명의 담임 목회자들이 있다고 한다. 그들이 교회를 설립할 때 고심하지 않을 수 없는 내용들이 많지만, 교회 이름과 전화번호를 정하는 문제에 많은 시간을 쏟는다고 한다. 

교회의 이름은 기업의 마케팅처럼 교회에 대한 인식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첫 인상과도 같은 것이기 때문이겠고, 전화번호는 그만큼 외우기 좋은 번호를 취하려다 보니 **91(구원)이 마지막 번호로 가장 선호된다고도 한다. 

한인 교회들 중에서 가장 흔한 교회 이름은 ‘제일’, 두번째가 ‘선교’, 세번째는 ‘중앙’이 들어가는 이름이라고 한다. 한 기독교 신문에서는 늘 앞서고 싶은 ‘한국인의 정서가 반영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좋은 이름의 교회와 외우기 좋은 전화번호가 중요한 것일까? 

미국의 교회는 주로 이름에 교회적 비전을 반영하거나, 그저 그 지역의 이름을 따라 평범하게 짓기도 한다. 미국의 10대 교회 중 하나인 시카고의 윌로우 크릭 교회는 우리 식으로 하면 그저 ‘버드나무골 교회’ 정도가 된다. 또한 미국의 10대 교회 중 하나인 Life Church(라이프교회)는 교회적 비전으로 작명한 케이스이다. 1996년 창립되었 으나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교회 5위요, 가장 혁신적인 교회 1위에 랭크될 정도로 미국 교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교회의 담임목사인 크레이그 그로쉘 목사는 자신을 초대형 교회의 담임 목사로 불리기 보다는 ‘주님의 참된 제자’가 되길 원한다고 하였다. 그는 자신의 교회가 이렇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교회에 있는, 아니, 모든 교회에 반드시 있어야 하는 ‘생명력’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자신의 저서를 통해 고백한다. 왜냐하면 이런 그리스도 안에서 드러나는 생명력은 교회를 ‘언제나 독특하게 하고, 언제 나 강력하며, 언제나 성도들의 삶을 변화’시킨다고 그는 강조한다. 예배가 아무리 매끄 럽고, 물흐르듯 진행되어도 생명력이 없다면 그것은 허무한 것이요, 기쁨이 아니라 오히려 괴로운 것이었다고 강조한다. 

거의 20여년 전 한국 교회에 ‘자연적 교회 성장’이라는 교회 성장의 제안이 있었다. 한때 호응을 얻는듯 하였으나 최근에는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크레이그 그로쉘 목사가 말하는 ‘생명력’은 교회 성장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교회가 성장하기 위한 에너지요, 자양분이 되는 것이다. 

성장은 우리가 하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데 따라 찾아오는 것이지, 목표로 할 수 있는 성질이 아니다. 우리가 갓난 아이로 이 세상에 태어났을 때, 적절한 양분과 양식이 제공되면 당연히 자라는 것이지, 자라는 것이 목표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우리는 오늘 전도대상자를 찾아 떠나려고 한다. 

우리 자신의 면류관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이것은 생명력 있는 교회의 가장 본질적인 모습임에 틀림없다. 주님,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우리에게 힘을 더하여 주소서, 아멘